건강한 음 - 식

이나리 즈시 (稲荷寿司)와 유부초밥

料理が趣味 2022. 6. 3. 00:04

한국에 유부초밥이 있다면 일본에는 이나리즈시가 있다. 이나리즈시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 유부초밥으로, 둘은 만드는 방법과 모양이 거의 비슷하다. 모양적인 것을 얘기하자면 한국에는 삼각형의 유부초밥이 더 대중적인 느낌. 모양에 대한 차이는 일본의 지역, 지방과 관련이 있는데 도쿄가 있는 간토지방의 이나리즈시가 네모모양이고, 오사카가 있는 간사이 지방의 이나리즈시가 세모 모양이라고 한다. 이나리즈시는 에도시대 부터 먹었다는 기록이 있는 오래된 일본의 음식이다. 주머니 모양의 유부를 튀긴 후에 달콤한 양념에 졸여 안에 밥을 채워넣은 음식을 말한다. 이나리 즈시는 여우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하는데, 지방에 따라 이나리즈시, 시노다즈시, 키츠네즈시등으로 불린다. 한국에서의 유부초밥은 김밥의 친구정도이려나, 만들기 간편하다는 장점과 맛도 좋아 김밥과 함께 소풍 도시락의 단골손님이 되고 있다.

일본의 각 지방 별 독특한 이나리 즈시

이나리즈시의 본 고장인 일본의 이나리즈시는 여러가지 버전이 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모양의 차이도 있는데, 모양외에도 안에 넣는 속재료등의 차이도 있다.

 

1) 간토와 간사이 지방의 이나리즈시

도쿄도가 속하고 있는 간토 지방의 이나리즈시는 짙은 색의 네모난 유부피가 특징이다. 때에 따라 황토색 빛깔이 나는 옅은 색도 있기는 하지만, 거의 황갈색에 가까울 정도로 짙은 색의 유부피를 한 이나리 즈시가 대부분이다. 맛도 조금 진한편. 짙은 색의 유부피 안에 달콤한 맛과 간장의 짭조롬한 맛을 머금고 있다. 간사이 지방의 이나리즈시는 고모쿠이나리(五目稲荷)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고모쿠(五目)라는 이름처럼 밥안에 여러가지를 혼합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모난 유부피의 간토와 다르게 삼각형의 유부피 또한 간사이 특징 중 하나. 주로 들어가는 재료는 표고 버섯이나, 참깨, 삶은 죽순, 당근 등으로 다양한 재료를 넣은 것이 많다. 작게 다진 야채 고명이 들어가는 한국의 유부초밥과 가장 비슷한 이나리즈시는 오사카풍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 오키나와의 이나리즈시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와 멀리 떨어진 특징 때문인지 음식도 보통의 일본음식이 아닌 오키나와식으로 해석한 음식들이 많다. 이나리즈시도 같은 느낌인데, 오키나와의 이나리즈시는 양념하지 않은 유부피에 식초밥을 넣어 만든 이나리즈시가 있다.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방법이지만, 이나리즈시 특유의 달콤짭짤한 맛이 없다면 무슨 맛일까 싶다. 오키나와에 굳이 가지 않더라도 일본 여행에 가면 먹어볼 수는 있는데 '오키나와풍 이나리즈시' 라고 명명되어 일반 슈퍼나 편의점에서도 팔고 있다고 한다.

 

3) 아오모리현 츠가루 지방의 이나리 즈시

아오모리현에 있는 츠가루라는 마을의 이나리즈시는 핑크색이다. 유부쪽이 아니라 밥이 핑크색을 띠고 있는데, 밥이 흰색이 아닌 핑크색인 이유는 베니쇼가를 넣기 때문이다. 베니쇼가와 호두 등을 넣은 밥을 유부피에 넣어 먹는 이나리즈시가 이곳의 특징.

 

4) 이바라키현 가사마시의 이나리즈시

일본의 주된 곡창지대 중 하나인 이바라키현. 이곳의 이나리즈시도 꽤나 독특하다. 유부피 안을 소바로 채운 소바유부초밥도 있고, 호두를 섞은 밥을 넣은 이나리즈시도 있다고 한다. 유부 속을 소바면으로 채운 이나리즈시는 아직 먹어본 적이 없는데, 이 맛이 가장 궁금하다. 소바와 같이 삼삼한 맛이려나.

츠마누마 이나리즈시 - 출처 :https://www.city.kumagaya.lg.jp

5)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 츠마누마 

이 츠마누마의 이나리즈시는 오뎅처럼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다. 유부 자체를 길게 만들어 일반적인 유부의 거의 2배 이상의 길이가 되는데, 생김새가 오뎅같아서 왠지 더 맛있어 보인다. 안에 든 재료는 그냥 보통의 이나리즈시와 똑같다.

 

이나리즈시와 유부초밥의 차이

이나리즈시와 유부초밥의 차이점은 한국의 유부초밥이 조금 더 식초맛이 많이 난다는 점. 일본의 이나리즈시도 밥안을 식초로 간을 하는 등 여러 방식이 있지만, 밥 뿐 아니라 유부에서까지 식초맛이 나진 않는다. 한국에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유부초밥용 유부피는 간 자체가 새콤달콤하게 되어 있는데, 일본의 유부피는 굳이 표현하자면 달콤짭짤이다. 맛의 차이는 이것이 가장 큰 차이점. 다른 것은 한국 요리에 비해 간장의 간이 센 일본 특성 상 유부초밥도 간이 많이 되어 있는 편이다. 유부가 머금고 있는 간의 세기 자체가 한국의 유부 초밥과는 약간 다른 느낌인데, 짠 맛이나 간장 맛 자체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이라면 안좋아하실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