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에는 초록색 열매가 가득한 곳이다. 그 초록색 열매는 고야라는 것인데 오키나와의 특산품 처럼 자리잡아 오키나와에 가면 길거리 어딜가든 고야를 팔고, 고야 캐릭터가 즐비해 있다. 일본의 고야는 오키나와현에서 가장 많이 나고 오키나와에서 가장 많이 소비된다. 그래서인지 고야하면 오키나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오키나와 사람들이 장수하는 이유 중 하나가 고야를 많이 섭취해서라는 말이 있기도 하다. (과연 실제로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야는 ニガウリ(니가우리)라고 부르기도 하며, 한국어로는 '여주'라고 하는 열매다. 보통 익고 나서 먹는 다른 열매들과 달리 고야는 채 익기전인 미숙과를 먹는데, 그 맛이 매우 쓰다. 왜 이런 쓴 열매를 굳이 먹는 건가 싶지만, 그래도 한 번 정도는 ゴーヤーチャンプルー(고야 찬푸르)라고 하는 오키나와 전통 고야 요리를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생각보다 쓴 맛이 나지 않고 술술 넘어간다.
고야 찬푸르의 의미
여주 볶음이라고 할 수도 있는 고야찬푸르. 고야찬푸르의 찬푸르라는 것은 ごチャー混ぜ(고챠-마제)라는 의미의 오키나와 방언이라고 한다. ごチャー混ぜ란 여러가지 것들이 무질서하게 섞여 있는 모양을 뜻하는 말인데, 이 고야 찬푸르의 모양이 이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야를 이용한 찬푸르라고 하여 고야찬푸르라고 불리지만, 재료에 따라 앞에 붙는 이름이 다르다고 한다. 고야 찬푸르를 맛있게 만드는 방법은 고야를 가늘게 썰어 기름에 달달 볶는 것. 쓴 맛이 나는 고야지만 가늘게 썰어 기름에 볶으면 쓴맛이 덜해져 먹기 수월해진다. 고야 찬푸르에 들어가는 기본재료는 스팸과, 계란이 기본으로, 여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재료를 넣어도 좋다. 고야는 비타민과 칼륨이 풍부하고, 혈당 조절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 단백질이 함유된 계란과 볶으면 영양적으로도 우수하다.
고야찬푸르 레시피
고야찬푸르(여주볶음) 재료
- 고야 100g
- 계란 1개
- 소금 한꼬집
- 간장 1스푼 (쯔유도 좋음)
- 스팸 취향껏
- 올리브 오일 약간
고야는 깨끗이 씻어서 반으로 갈라 안쪽에 씨를 빼 준 후 얇게 채 썰어준다. 이후 소금물에 살짝 담갔다 빼면 쓴맛이 더 줄어든다. 그리고 달궈진 프라이팬에 고야와 올리브유를 넣고 달달 볶아준다. 달걀도 이때 같이 넣어 스크램블 해준다. 스팸은 깍둑썰기 하여 같이 볶아주고 마지막에 소금과 쯔유로 살짝 간을 해주면 끝. 스팸이 짭짤하기 때문에 별도로 간을 세게 하지 않아도 맛이 좋다. 스팸의 나트륨이 걱정된다면 끓는 물에 살짝 데쳤다가 볶아주면 된다. 간단하지만 은근 포만감도 있고, 속이 편안한 음식이다. 오키나와식 가정식이 먹고 싶다면 집에서 한번쯤 도전해봐도 될 요리. 특별히 들어가는 재료도 없고, 한국에서도 여주는 이맘때 인터넷으로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만들기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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